새로운 얼굴을 만나는 일은 매우 즐겁다. 이제까지 잘 알지 못했던, 그래서 궁금했던 얼굴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얼굴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참신함이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한 참신함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고, 그래서 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은 이전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소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 생소한 얼굴을 바라만 볼 뿐, 선뜻 말을 걸기가 어려울 때도 많다.
언어에도 얼굴이 있다면, 광고언어는 가장 새로운 얼굴 중의 하나일 것이다.
최근 들어 광고언어에 대한 연구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 새로운 얼굴에 대한 언어학자들의 반가움의 표현이다. 지금까지 언어학을 공부해 오면서 만나지 못했던 참신한 얼굴이기 때문에 반갑고, 또 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광고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얼굴이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기 때문에 반갑기도 하다.

광고언어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분명 언어의 한 형태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언어학 이론을 통해 다양한 분석 및 연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광고언어는 광고이기도 하다. 광고언어가 광고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설득과 구매유도라는 광고의 목적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형태적으로는 우리의 일상 언어와 차이가 없지만, 용법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기존의 언어학자들에 의한 연구들은 언어적 형태로서의 광고언어 연구에 집중되어 왔다. 그것은 언어학자로서 광고언어를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관점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 광고언어가 갖고 있는 언어적 특성을 언어학적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준다.

일상적인 언어와 광고언어가 다른 점은 ‘목적성’이 아닌가 싶다. 삶을 살아가면서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광고언어는 의사소통을 넘어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목적이란 광고가 지향하는 목적과 다르지 않은데, 바로 소비자를 설득하고, 나아가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광고언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단순히 언어학적 관점에만 국한시켜서는 곤란하다. 광고라는, 그리고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관점에서 언어의 사용양상을 살펴보는 것도 광고언어가 갖고 있는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그 두 가지 측면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럼으로써 언어로서의 광고언어는 물론, 광고로서의 광고언어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광고언어에 대한 본격 연구서가 아닌 개론서이다. 광고언어라는 연구 대상을 특정 관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한 깊이 중심의 책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해 볼 수 있는가를 펼쳐놓은 넓이 중심의 책인 것이다. 그래서 내용도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서술되었다.
우리는 이 책이 다음과 같이 활용되기를 감히 바란다.
언어학이나 국어학 전공자로서 광고언어의 연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시각과 방법론을 통해 광고언어는 어떻게 연구되어 왔고, 어떻게 연구할 수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은 언어가 광고라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을 통해 언어가 갖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적 기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이 책의 구성

1. 광고와 광고언어
2. 광고언어의 변천
3. 광고언어의 구조
4. 광고매체와 광고언어
5. 광고의 유형과 광고언어
6. 광고언어와 소리
7. 광고언어와 단어
8. 광고언어와 의미, 그리고 화용
9. 광고언어와 수사법
10. 표현에 따른 광고언어
11. 광고언어와 언어 생활
12. 광고언어와 인접학문

부록
참고문헌